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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명 Farandole (L'arlesienne Suite No. 2 IV.) 
작곡 Georges Bizet
편곡 Koichi Ohashi
연주 Tokyo Kosei Wind Orchestra
지휘 Hubert Soudant

편곡 Howard Lorriman
연주 The Black Dyke Mills Band
지휘 Nicholas Childs

'파랑돌'(Farandole)은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 지역에서 전해진 6/8박자의 무곡으로 남녀가 손을 잡거나 손수건이나 리본 매듭의 양 끝단으로 줄을 만들어 앞 커플의 동작을 이어나가는 퍼포먼스로 행해진다.

무곡의 음악은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가 1872년에 작곡한 극부수음악 '아를의 여인'(L'arlesienne)에서 발췌된 제2모음곡 4곡에 소개된 음악이 잘 알려져 있다.

비제의 음악 아를의 여인은 프랑스의 문호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가 집필한 소설집 '풍차 방앗간 편지'(Lettres de mon moulin)에 일곱 번째 작품으로 실린 동명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의 극부수음악이다.

도데의 단편 소설 아를의 여인은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 (Café Terrace at Night)로 유명한 남프랑스의 프로방스에 위치한 아를을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밤의 카페 테라스

보수적인 농가의 아들 프레데리크는 아를의 투우장에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에 반해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그에게는 마을에서 나고 자란 비벳이라는 약혼녀가 있었다. 그녀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프레데리크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 상사병에 걸려 하루가 다르게 병약해져 가는 아들의 모습에 어머니는 아들의 건강을 되찾아 주고자 아를의 여인과 혼인을 허락하고 비벳 또한 프레데리크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양보하기로 한다. 비벳의 헌신과 진심에 눈을 뜬 남자는 아를의 여인을 잊고 비벳과 결혼을 결심한다. 둘의 결혼식 전야 파티, 파랑돌 음악에 맞춰 격정의 춤을 추는 아를의 여인을 본 프레데리크는 갑자기 감정이 폭발하여 2층 테라스에서 몸을 던져버리며 비극의 결말을 맞는다.

음악은 33세의 비제가 오페라 극장의 지배인으로부터 연극 '아를의 여인'의 무대를 위한 극부수음악을 써줄 것을 의뢰받아 단기간에 작곡되었다. 

극장 측의 상영 문제로 비제에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 되지 않았지만 원작 소설을 읽은 뒤에 치밀하게 묘사된 도데의 문학 세계에 크게 감명받은 그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프로방스 지방을 방문한 경험을 살려 그 지역의 풍부한 음악적 분위기를 담아 성악과 합창, 그리고 소편성의 관현악을 위한 총 27곡으로 엮인 극부수음악을 작곡한다. 

완성된 음악은 1872년 10월 1일에 파리의 '테아트르 뒤 보데비유'(Théâtre du Vaudeville)에서 초연이 이루어졌고 비제는 연극을 위해 에서 무대 뒤에서 직접 풍금의 연주를 담당했지만, 작품은 비평가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조용히 막을 내린다. 

이후 비제는 자신의 손을 거쳐 소편성에서 확대된 보편적인 관현악 편성을 위한 아를의 여인 모음곡을 작곡, 극부수음악이 발표된 지 약 한 달 만인 1872년 11월 10일에 '파들루 오케스트라'(Pasdeloup Orchestra)의 연주로 발표하여 음악적 성공을 거둔다.

그로부터 3년 뒤인 1875년에 비제는 지병으로 앓던 편도선염의 악화에 심장 발작을 일으켜 36세의 짧은 일기로 생을 마친다. 

이때 비제의 곁을 지키던 '어니스트 기로우드'(Ernest Guiraud)라는 작곡가가 있었다. 파리음악원 출신의 기로우드는 작곡가의 등용문으로 일컫는 로마상을 비제보다 2년 늦게 수상하고 훗날 음악 교육가로 많은 작곡가를 양성하여 프랑스 음악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다. 또한 그는 비제와 함께 로마에서 유학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쌓기 시작하여 비제가 지병으로 힘들어할 때마다 아낌없는 위로와 힘이 되어주던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절친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슬퍼하던 기로우드는 곧 행동에 나서 비제가 생전에 쓴 극부수음악에 주목하여 모음곡을 쓰기 시작해 4년 뒤에 작곡가가 생전에 남긴 모음곡과 다른 버전인 제2모음곡을 완성한다. 

'파랑돌'은 기로우드에 의한 제2모음곡의 마지막 악곡인 4곡에 포함되어 있는 작품이다. 

이 곡은 아를의 여인의 무대가 되는 프로방스 지방의 민요의 선율 가운데 장 바티스트 륄리에 의한 프랑스 크리스마스 캐럴 '왕들의 행진'(The March of the Kings, La Marche des rois)과 '경쾌한 말의 춤'(Danse dei Chivau-Frus)이 인용되어 쓰인 작품이다.


파랑돌에 쓰인 두 곡의 민요 선율 가운데 첫 곡 왕들의 행진은 기독교에서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베들레헴으로 향하는 동방박사 세 사람을 노래한 프랑스 캐럴로 비제가 직접 쓴 제1곡의 프렐류드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어 연주되는 경쾌한 말의 춤은 말발굽의 소리를 묘사한 탬버린의 가벼운 리듬에 맞춰 연주되는 무곡이다. 

단조의 느린 템포에서 중후감 넘치는 울림으로 펼쳐지는 왕들의 행진과 장조의 빠른 속도감에서 가벼운 몸짓으로 움직이는 경쾌한 말의 춤의 선율이 차례로 등장하여 극명한 대비의 조화를 이루어 연주되고 종곡에 이르러 두 개의 음악이 하나로 합쳐 장조에서 피날레를 장식한다.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의 감상 교재에서 방송 배경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지명도 높은 명곡으로 관악합주 편성의 버전에는 일본의 작곡가 오하시 코이치(Koichi Ohashi)의 편곡에 의한 도쿄 윈드 오케스트라 연주 버전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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