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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명 Finlandia 
작곡 Jean Sibelius 
연주 Ad Hoc Wind Orchestra
지휘 Gerhard Sporken

'핀란디아 작품 번호 26'(Finlandia, Opus 26)은 핀란드의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에 의해 1899년에 작곡된 교향시이다. 

이 작품은 '역사적 정경'(Historical Pictures)의 제목이 붙은 관현악 모음곡 가운데 마지막 악곡으로 최초 작곡되었다. 

북유럽 국가 핀란드는 과거에 스웨덴의 지배를 받다가 1808년에 러시아 제국과 스웨덴 간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하며 핀란드 대공국으로 독립과 동시에 러시아 제국의 봉신국으로 편입이 된다.

봉신국으로 편입된 19세기 초 핀란드는 러시아로부터 어느 정도의 자치권과 자유가 보장됐었지만 1898년에 러시아 육군 장군 출신의 정치인 니콜라이 보브리코프가 핀란드 총독으로 임명되고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보브리코프 총독은 부임 직후 핀란드 자치권을 폐지하는 정책으로 폭압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듬해 1899년에는 핀란드의 헌법을 무효화하고 언론을 검열해 역사와 문화를 지우는 '핀란드의 러시아화'(sortovuodet) 정책의 내용을 담은 2월 성명서가 발표된다. 

그 결과 핀란드인들은 러시아에 대한 저항과 독립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때 '청년 핀란드당'(Young Finnish Party)은 러시아의 폭정에 대응하여 비밀리에 '당 언론의 날' 축하 행사로 포장된 저항 행사를 준비한다. 

행사를 위해 핀란드 국립 극장 설립자 겸 저술가 '카를로 베르그봄'(Kaarlo Bergbom)는 '칼레발라'(Kalevala) 서사시로부터 핀란드 역사의 변천을 스케치 한 전 6막으로 구성된 역사극을 집필하였고, 여기에 시벨리우스가 작곡을 담당, 그리고 핀란드의 시인 '에이노 레이노'(Eino Leino)와 극작가 '얄마리 핀네'(Jalmari Finne)가 여기에 애국의 호소를 입혀 '역사적 정경'의 제목이 붙은 역사극 '역사적 정경'이 완성된다. 

역사극 '역사적 정경'은 1899년 11월 4일에 헬싱키의 스웨덴 극장에서 개최된 '당 언론의 날'의 행사에서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Helsingin kaupunginorkesteri)의 연주와 시벨리우스의 지휘에 의해 처음 공개됐다. 이날에 무대는 다음의 작품들로 꾸며졌다. 

전주곡.  Andante (ma non troppo)
1. 배이내뫼이넨의 노래 (Väinämöisen lauluja)
2. 헨리쿠스 웁살렌시스 주교 앞에 핀란드인이 세례를 받다.(Suomalaiset kastetaan)
3. 요한 3세의 투르쿠 성 궁정에서 (Juhana-herttua Turun linnassa)
4. 30년 전쟁의 핀란드인 (Suomalaiset 30-vuotisessa sodassa)
5. 분노 (Isoviha)
6. 핀란드는 깨어난다 (Suomi herää)

핀란디아는 전 6막의 '역사적 정경'을 위해 쓰인 관현악 모음곡 중에 국민 낭만주의 양식을 따른 종곡 '핀란드는 깨어난다'(Suomi herää)를 개고하여 독립시킨 작품이다.

시벨리우스는 역사극이 공개되고 난 다음 해인 1900년에 핀란드의 작곡가 '로베르트 카야누스'(Robert Kajanus)의 도움을 받아 '핀란드는 깨어난다'의 악곡을 교향시로 수정하고 작품 번호 26을 부여한다. 

교향시로 개정된 관현악 편성의 작품은 그해 7월 2일에서 초연이 되고,  4개월 뒤인 11월에 시벨리우스의 절친으로 알려진 음악가 '악셀 카르펠란'(Axel Carpelan)의 제안에 따라 '핀란디아'(Finlandia)의 이름으로 정식 명명된다. 교향시 핀란디아의 이름으로 처음 무대에 올려진 것은 1901년 2월에 헬싱키에서였다. 

러시아 제국의 폭정과 압박으로 매우 어두운 시대를 보내고 있던 핀란드인들에게 이 교향시는 단순한 음악작품을 넘은 애국심과 민족의식의 상징이 된다.

이에 러시아 제국은 이 곡을 경계하고 핀란디아를 연주 금지 처분을 집행하지만, 음악가들은 연주회의 프로그램 목록에 '스칸디나비아 합창 행진곡', 혹은 '핀란드에 봄이 찾아올 때의 행복한 느낌' 등의 엉뚱한 작품명을 실어 검열을 피해 핀란디아를 연주한다. 

음악은 서주 A (안단테 소스테누토) - 서주 B (알레그로 모데라토) - A (알레그로) - B - A의 2개의 서주를 가지는 3부 형식을 띤다. 

서주 A (Andante Sostenuto) 올림바단조
서주는 압정에 시달리는 핀란드 사람들의 고난을 상징하는 문구가 금관악기에 의해 무겁게 표현되는 것으로 시작하고 팀파니의 강력한 트레몰로에 의해 무거움의 깊이가 더해진다. 이후 목관의 비탄에 젖은 주제가 나타나고 이 선율은 곧  다양한 앙상블로 계승되어 간다. 

서주 B (Allegro Moderato) 다단조
목관에서 출발한 주제가 서서히 고양해 나가면, 갑자기 템포가 빨라져 금관 섹션에 의해 러시아의 폭정에 결연히 맞서는 인상의 빠른 16분 음의 리듬이 새겨진다. 
그리고 뒤에 따라붙는 심벌즈가 투쟁의 이미지에 강한 힘을 싣는다. 
이 강력한 리듬이 반복되면서 저항의 물결이 거세지는 장면처럼 악구를 키워 고조되어 간다.

A (Allegro) - B - A 내림가장조 
강약의 빠른 전환으로 고양된 음악이 진정되고 전조가 이루어지면 B 구간에 접어들어 선율은 훗날 '핀란디아 찬가'로 명명되는 아름다운 선율이 펼쳐진다.
이 선율은 숲과 호수로 둘러싸인 아름답고 평화로운 핀란드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으로 조국을 향한 시벨리우스의 깊은 애국의 정이 표현된 악곡이다. 
후반에서 A 구간이 재현되고 저항이 승리하여 환희를 맞은 종결부로 성대하게 피날레를 장식한다. 

관현악곡으로 개정된 교향시 핀란디아는 작곡가 본인에 의해 1900년에 피아노 연주곡으로, 그리고 1909년에 관악합주 편성으로 편곡이 실시되고 나중에는 다양한 편성의 앙상블로 악보가 공개된다.

연주 Cory Band
합창 Côr Meibion & Pendyrus Male Choir
지휘 Christie-Tyler

한편, 1940년에 핀란드의 남성 합창단 '라우루-미에헷'(Mieskuoro Laulu-Miehet)는 시인 '베이코 안테로 코스켄니에미(Veikko Antero Koskenniemi)에게 핀란디아의 아름다운 선율을 멜로디로 사용한 한 무반주의 합창곡 가사를 의뢰하여 작사가 이루어진다. 1941년에 시벨리우스가 이것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여 직접 합창을 위한 악곡으로 편곡을 행한다. (무반주 합창곡과 원곡은 조성을 달리 한다)

이때 쓰인 곡의 가사는 스탈린이 지배하는 러시아의 노골적인 폭정에 의해 암울한 시대를 보내던 핀란드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고 이 노래는 '핀란디아 찬가'(Finlandia Hymn)로 명명되어 독립을 맞은 오늘날까지 핀란드의 제2국가로 널리 불려지고 있다. 

덧붙여, 핀란드의 영화감독 '레니 할린'(Renny Harlin)이 감독하여 1990년에 공개된 영화 '다이 하드 2'(Die Hard 2)에는 핀란디아 찬가가 엔딩곡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시벨리우스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곡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그의 음악 가운데 널리 연주되는 작품은 교향시 핀란디아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무겁게 시작하여 격렬한 저항을 거쳐 종곡에 환희의 찬가로 이어지는 알기 쉬운 구성으로 쓰여 클래식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악곡으로, 국내에는 국민악파와 민족주의 작곡가를 소개하는 교과서의 감상 교재로 주로 소개되고 있다. 

장 시벨리우스 기념비

이 밖에 핀란디아의 선율이 인용되어 새로운 의미가 부여돼 공개된 작품이 다수 존재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미국의 시인 '로이드 스톤'(Lloyd Stone)가 1934년에 쓴 시 'This Is My Song'에 핀란디아의 멜로디가 붙여져 '평화의 노래'로 소개된 버전이 있다.

또, 영국의 자치국 '웨일스'(Wales)의 정치인 '루이스 발렌타인'(Lewis Valentine)이 쓴 가사에 이 멜로디가 입혀져 'Gweddi dros Gymru'의 곡명으로 전파되었다. 

종교음악으로는 18세기 독일의 찬송시 작가 '카타리나 폰 슐레겔'(Catharina Amalia von Schlegel)이 1752년에 발표한 찬송시 '고요하라, 나의 영혼이여, 주 예수가 승리를 도울 것이니'(Stille, mein Wille! dein Jesus hilft siegen)가 핀란디아의 곡조에 맞춰 '내 영혼아 잠잠하라'(Be Still My Soul)의 찬송가로 불려지고 있다. 

'핀란디아 작품 번호 26'(Finlandia, Opus 26)의 연주 시간은 약 9분.
관악합주 편성의 악보는 시벨리우스 본인에 의한 오리지널 버전에서 현대식 악기 구성으로 재배열된 알프레드 리드의 편곡 버전(2004년 출판)까지 다양한 편곡 악보가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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